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뉴스

[Inter뷰] 박공원 단장의 출사표' “바닥 친 서울 이랜드' 반드시 올라간다”

2019-01-21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습니다. 이제는 올라가야죠.” 서울 이랜드 FC의 소방수로 투입된 박공원 단장이 자신감 있는 미소와 함께 꺼낸 첫 마디다. 박공원 단장 말대로 서울 이랜드는 더 떨어질 데가 없고, 이제는 반드시 위로 올라가야 한다.
2014년 4월 14일. 이랜드 그룹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프로축구단 ‘서울 이랜드 FC' 창단을 발표했다. 센세이션 했다. 시민 구단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기업 구단이, 그것도 ’천만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 구단이었기에 기대감은 높았다.
목표는 확실했다. 박상균 초대 대표이사는 "5년 이내에 그룹의 투자를 받지 않으면서 자생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자립형 구단을 만들겠다. 그리고 팬 중심의 축구를 통해 최고의 인기 구단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팬 중심의 축구를 통해 당시 많은 클래식 팀들을 긴장시켰다.
4위→6위→8위→10위. 현실은 냉혹했다. 창단한지 5년 가까이 지났지만 목표였던 K리그1 승격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은커녕 계속해서 순위가 떨어져 지난 시즌에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벌써부터 축구계에서는 모기업이 서울 이랜드 구단을 포기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고, 팀 해체에 대한 걱정이 팬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에 부임한 박공원 단장의 생각은 달랐다. 안산 그리너스 시민구단 창단 당시 초대 단장을 역임하며 축구 행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공원 단장은 서울 이랜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을 내렸고, 서울 이랜드의 진화를 꿈꾸고 있었다.
[서울 이랜드 FC 박공원 단장 인터뷰 일문일답]
-안산을 떠나 서울 이랜드로 왔다. 서울 이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쉽게 말해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안산 그리너스는 시민구단이다. 장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있었다. 아무래도 정치적인 문제를 따로 생각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는 다르다. 비록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결코 돈을 적게 쓰는 구단이 아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연고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 이랜드에 왔다.
-CSR(사회공헌활동)의 전문가라는 평가가 있다. 서울 이랜드에서도 CSR을 중점적으로 할 것인가?
저는 사실 CSR 전문가는 아니다. 제가 석사를 일본에서 했고,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했다. 사실 일본 축구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시미즈 경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시미즈가 승리하고 현장 분위기를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도대체 왜 J리그는 인기가 많은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시미즈 구단의 강화 부장이 친구였고, 고트비 감독도 알고 있었다. 구래서 시미즈 구단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때 인연이 생겼다. 시미즈와 전북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코디네이터 부탁을 받았고, 2주간 있으면서 시미즈 축구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솔직하게 일본 J리그 축구가 아주 재밌지는 않다. 분위기가 좋을 뿐이다. 저는 해답을 지역 밀착에서 찾았다. 일본 J리그를 보면서 K리그도 CSR을 통해 지역 밀착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 당연히 서울 이랜드에서도 CSR을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서울 이랜드의 가치다.
-지역 밀착에는 동의하지만 K리그와 J리그의 문화는 다르다
일본은 현이 모여서 나라가 됐기 때문에 지역적 특색이 강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 문화와 일본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J리그를 모범 사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K리그가 35년 동안 축구만 했고, 축구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했다. 물론 축구도 중요하지만 K리그 성공하려면 ‘삼각형’이 있어야 한다. 축구,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이뤄진 삼각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삼각형이 아니라 축구만 했다. 그러니까 항상 선수만 영입했다. K리그에는 커뮤니티와 비즈니스가 없었다. 그리고 비즈니스가 되려면 지역에 커뮤니티, 즉 팬들이 있어야 한다. 팬들과 가까워야 하고, 연관성을 만들어야 한다. 제가 안산에 있을 때 선수들보고 중앙역 가서 알아보는지 시험해보라고 말했다. 안산 그리너스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중앙역에서 95% 이상 모른다. 서울 이랜드도 마찬가지다. 신천역에 나가서 서울 이랜드를 아냐고 물으면 90% 이상 모른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서울 시청 팀이 아닌 프로다. 우리끼리 리그를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CSR 팀을 강화했고,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관중이 많이 들어오려면 3가지가 중요하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하고, 매력적인 축구가 필요하다. 이것은 가장 기본이다. 매력적인 축구를 해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한다. 밸런스가 중요하다. 축구, 커뮤니티, 비즈니스. 이 3가지가 선순환이 돼야 한다. 성적도 좋고, 팬이 많아야 스폰서도 구할 수 있다.
-K리그 관중은 왜 적을까?
작년에 경남FC가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평균 관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전에도 말했듯이 축구단이 잘되려면 성적,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경남은 성적은 좋았지만 다른 것이 부족했다. 지금 경남에 대해 말하면 김종부 감독, 말컹이 생각나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K리그는 문화 그리고 관중이 없다. 2부로 떨어지더라도 우리의 문화와 팬들이 있다면 관중은 떨어지지 않는다. J리그가 그렇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그래도 K리그에서 문화를 만든 구단은 없나?
전북 현대다. 옛날에 전북 버팔로라는 팀을 시작으로 지금의 전북 현대가 됐다. 10년 이상 투자를 하면서 지금의 문화를 만들었고, 지금의 전북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 그럴 일이 없겠지만 전북은 2부로 떨어지더라도 팬층은 남아있을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올 수 있는 팬 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J리그 FC도쿄를 방문했는데 비가 오는 날에도 2만 명이 넘게 왔다. 그러나 우리 K리그는 홈경기를 운영할 때 비가 오면 포기 한다. 잘못된 생각이고, 우리의 변명이다.
-CSR을 하면 축구 팬이 아닌 일반 팬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우리가 하는 CSR 활동은 엄청나게 다양하다. 유치원, 주민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할 것이고, 날씨가 좋아지면 한강도 나가서 할 수 있다. 오히려 안산보다 훨씬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서울 이랜드는 기업구단이다. 뉴발란스라는 좋은 스폰서도 있기 때문에 마케팅, CSR 등에 있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저는 서울 이랜드라는 구단이 3~4년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도 갑자기 인기가 생긴 것이 아니다. 제가 어렸을 때 OB베어스 점퍼를 받기 위해 밤새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 그때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팬층이 됐다. 제가 안산에 있을 때 유치원을 찾아가 다양한 활동을 했고, 선수들과 함께 많은 활동을 했다. 일반 팬층을 늘려야 한다. 공짜표를 주더라도 그냥 줘서는 안 된다. 아이들과 CSR 활동을 하면서 공짜표를 주면 꼭 부모님과 함께 오게 된다. 그러면 다양한 팬층이 확보되고, 이런 것이 1년, 2년, 3년, 10년이 되면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본 J리그도 처음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가 지역 밀착이 잘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저는 서울 이랜드가 이런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서울 이랜드는 기업 구단이다. CSR과 접목시키는 롤 모델을 가지고 있는가?
저는 기업 구단이기 때문에 스폰서와 함께 가야 한다. 뉴발란스가 됐든, 켄싱턴 호텔이 됐든 함께 CSR 활동을 해야 한다. 안산은 세금을 가지고 했으니 시민들과 함께 해야 했다면 서울 이랜드는 기업구단이니 기업과 함께 해야 한다.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성적도 잡고 싶다.
-성적과 CSR 활동을 모두 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CSR은 한 번에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밸런스가 중요하다. 1년차에는 성적과 CSR을 7대3으로 가져가고 있고, 예산을 성적에 좀 더 맞추고 있다. 그래서 마스다 등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2년차에는 비율에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는 비싼 선수들도 데려오려고 계획 중이고, 성적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겠다. 우리가 지난 해 꼴찌를 했다. 내려갈 곳이 없다. 올해는 4강 플레이오프를 목표를 잡고 있고, 홈경기에서는 패배하지 않는 팀을 만들고 싶다. 안산도 강한 팀은 아니었지만 홈에서는 강했다. 서울 이랜드도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 선수들이 홈경기에서 걸으면 안 된다. 지더라도 열심히 싸우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런 문화를 만들겠다.
-서울 이랜드의 해체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저는 명확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어느 그룹이 성적 꼴등, 관중 꼴등에 투자하고 싶은가? 프로는 투자를 해야 하지만 결과를 내야 한다. 그룹에서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나와야 한다. 최근 서울 이랜드는 그런 게 없었다. 그룹의 홍보, 이미지가 좋아져야 투자가 늘 수 있다. 팬들은 무조건 투자를 하라고 말하지만 무조건은 없다. 그래서 저는 그룹과 함께 하려고 하고, 여러 활동을 통해 윈-윈 모델을 만들고 싶다. 우리 가족이라 말할 수 있는 이랜드 그룹과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하겠다.
-서울 이랜드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처음에는 세련된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저는 서울 이랜드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세련된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다. 왜 FC서울만 서울에만 있는가? 서울 이랜드도 할 수 있다. 초창기 문화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것을 더 강화하고, 3~4년 안에 좋은 이미지로 바꿔야 한다. 만약 우리가 1부로 올라간다면 K리그에도 발전이 있을 것이다. 물론 당장은 올라갈 수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저는 서울 이랜드의 세련된 문화와 CSR 활동을 접목시키고 싶다. 저는 K리그의 새로운 구단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전남, 경남, 안산에 있었는데 시민 구단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기업구단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여러 경험을 살려 기업구단의 모범을 제시하고 싶다.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사회적인 공헌도 할 것이다. 가까운 송파구를 시작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겠다. 서울 이랜드의 진화를 보여주겠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서울 이랜드라는 구단이 그룹에서는 문제아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저는 비전만 보여주면 더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가?
K리그에는 이미지가 없다. 수원의 이미지가 뭔가? 울산의 이미지는 뭔가? 전남의 이미지는 뭔가? 기자님도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산 그리너스의 이미지는 뭔가? 바로 CSR이다. K리그 구단은 확실한 이미지가 없다. 일본은 다르다. 각 팀마다 고유의 문화와 이미지가 있다. 저는 안산이라는 구단을 2년 만에 이미지를 만들었다. 서울 이랜드에서도 특별한 이미지를 2년 안에 만들고 싶다. 저는 서울 이랜드가 홈경기만큼은 미친 듯이 뛰는 팀을 만들고 싶다. 속된 말로, 미친놈들이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성적을 내겠다고 했는데 김현수 감독을 선임했다. 계획은?
저는 김현수 감독을 선임하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안정성과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결정을 했다. 김현수 감독이 수석 코치와 스카우트를 했기 때문에 서울 이랜드 선수들을 잘 안다. 저희가 시즌이 끝나고 나서 감독을 교체했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선수들을 가장 잘 파악하는 감독이 필요했다. 그리고 우리가 작년에 꼴찌를 했고, 수비가 약했다. 그래서 수비수 출신 감독을 선택했고, 팀의 문화를 가장 잘 아는 감독이 김현수 감독이었다.
-승격에 대한 목표는?
당연히 승격이 목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문화를 만들고, 우리의 축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승격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저보고 사람들이 일본 J리그의 광팬이라고 말하는데 처음 J리그도 독일 축구 문화와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후 일본화시켰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없다. 우리는 2년 안에 감독들이 계속 바뀌면 구단들이 계속 재창단하는 느낌이다. 그러면 연속성이 사라진다. 저는 김현수 감독에게 믿음을 주고 연속성을 가져가고 싶다.
-장기적인 계획
우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데려와 더 좋은 선수를 만드는 것이다. 주민규, 전민광 같은 선수들이 확실한 예다. 그리고 경험이 있는 선수도 데려올 것이다. 화수분처럼 좋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인 1부 리그로 올라간다면 그룹에서도 투자를 더 많이 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잘하면 팀을 없애지 않는다. 제가 축구계에 오래 있었는데 서울 이랜드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닥을 쳤다. 이제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서울 이랜드는 팬들의 관심이 있는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더 좋다.
-장기적인 목표는 알았다. 올 시즌의 목표가 궁금하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 3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고, 성적은 4강 플레이오프다. 그리고 서울 이랜드를 미디어 노출 1위 구단을 만들고 싶다. 올해 우리가 운동장 사용 문제가 걸리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